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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청와대 농성정리 기자회견문_ 우리는 고등교육 혁신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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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교조 작성일17-12-04 16:27 조회1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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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등교육 혁신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 것이다!

 

1030일부터 지속해 온 청와대 앞 농성을 이제 중단합니다.

 

지난 한 달 전국대학노조와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조합원들이 앞장서고 교수, 대학생, 연구원들이 함께 진행한 24시간 노숙 농성은 바람막이 천막도 치지 못한 채 북풍을 오롯이 받으며 진행되었습니다. 농성을 시작한 지 채 며칠 되지 않아, 우리가 겨우 설치한 반 평짜리 텐트가 국가권력에 의해 철거당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초겨울 북풍한설과 국가권력의 탄압, 그 어느 하나도 우리의 고등교육 혁신의 주장과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간 우리의 농성은 전국 각지의 대학 교직원, 정규 교수와 비정규 교수, 학생, 연구원 등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 속에 하루하루 힘차게 이어져 왔습니다. 학생들과 청년들이 펼친 문화제는 농성의 열기를 크게 고양시키는 원동력 이었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 초겨울 혹한, 눈바람이 부는 날에도 고등교육 혁신을 위한 의지는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간혹 발전기가 가동되지 못해 철야농성이 힘든 날도 있었으나 우리의 뜻을 중단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우리의 한 달 농성 투쟁만으로 이명박근혜표인 <대학구조개혁평가사업> 을 중단시키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가을부터 시작되어 이번 농성까지 이어진 일련의 투쟁에서 몇 가지 큰 성과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대학평가사업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의 전환입니다. 2014년 대학평가사업 중단 운동은 그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에게 마치 정규 교수와 교직원들의 기득권 지키기 운동으로 비친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평가사업 중단 투쟁은 대학 현장의 수많은 교수·연구자, 학생, 교직원 등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그 상징적 사건이 2017121일 한국교원대에서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 및 재정지원사업 개편 시안 공청회> 무산입니다. 공청회 무산은 대학공공성공대위 혼자서 해낸 것이 아니라 현장에 와 있던 각 대학 담당자 과반수가 원해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런 유례없는 일이 생긴 이유는 그만큼 각 대학 교수와 교직원들이 대학평가사업의 폐해를 잘 알고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 당국과 청와대는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대학평가사업에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진 이유는 대학의 황폐화 그 자체에 있습니다. 평가사업이 진행되면서 많은 대학들에서 교육환경이 더 악화되었고, 청년실업률 마저 더 높아졌습니다. 또한 대학 교육과 강의의 질이 떨어지고, 2만 명이 넘는 시간강사들이 대학에서 쫓겨나갔으며, 교수 사회가 차별과 대립으로 얼룩지고, 교직원은 평가사업이나 각종 프로젝트 보고서 준비를 위한 노예로 전락되었습니다. 대학 본연의 성격과 역할이 왜곡되는 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명칭과 성격만 일부 바꾸었다고 해서 그 사업이 본질적으로 이명박근혜표 대학평가사업과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두 번째 성과는 고등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국민적으로 확산시킨 것입니다. 그동안 많은 교수, 연구자, 교직원들이 내어 온 대학 황폐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대학 당국과 보수 언론에 가로막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국민이나 학부모들은 대학문제의 심각상과 그 원인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비판적 목소리가 커지고 농성까지 이어지면서 일반 시민들도 황폐화된 대학의 현실과 신자유주의적 이념의 맹신에 빠져 제대로 된 고등교육의 청사진마저 없는 교육 당국과 정부의 문제를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이명박근혜 정권의 대학 정책이 학문의 자유나 대학 본연의 역할을 신장하기는커녕, 대학생이나 대학원생과 같은 학문후속세대에게까지 미래 전망을 절망으로 만들고, 강사들과 교수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이명박 정부가 정권 말기에 여론에 떠밀려 반값등록금정책을 폈음에도 여전히 한국의 대학에 대한 정부지원금이 OECD국가 평균에 훨씬 못 미침을 깨닫게 되면서 한국 대학 후진성의 실체를 파악하고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의 제정과 시행이 얼마나 중요한가도 각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와 맞물려 비리 사학 문제 해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갖게 했습니다. 몇 몇 사학들에서 짧게는 수 년간, 길면 수 십년간 대학 구성원들이 부당 해고와 징계를 감수하면서까지 외롭게 싸워온 문제들 역시 대학 공공성의 부재와 교육 당국의 방치, 혹은 교육 적폐들의 정경학 유착 상황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상지대 문제 해결에 교수, 학생, 직원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까지 나섰듯이, 수원대, 평택대, 조선대 문제 등의 해결 과정에도 그러한 공감대와 연대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성과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강사법 투쟁 결과입니다. 비록 최악의 악법인 강사법을 폐기하지는 못했으나 1130일 교육부는 강사법 폐기를 선언하고 관련 제도 및 처우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하였습니다. 국회도 121일 비록 강사법을 폐기하지 않고 1년 시행 유예로 결정하였지만 상임위 내에 소위원회 구성을 말하였습니다. 이 약속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지금 바로 지켜져야 합니다. 12월에 교육부는 협의체를, 국회는 소위원회를 구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장의 대안을 충분히 듣고 비정규교수 종합대책안과 재정추계 등을 확실히 한 법안 초안을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하고 간담회, 토론회, 공청회 등을 하며 공론의 장에서 지지를 획득해야 합니다. 비록 강사법이 폐기되지는 못했지만, 올바른 대체입법을 위한 약 6개월간의 집중 노력을 교육부와 국회가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우리 대학공공성공대위도 최대한 협력하면서 비판적 대안도 제시할 것입니다.

 

우리의 노숙 농성 투쟁은 결코 외롭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할 일을 한다며 교수, 학생, 교직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노동계와 시민사회 각계각층의 칭찬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대학 문제가 해결되고 고등교육의 공공성, 자율성, 민주성이 확보되어야 사회정치적 민주주의도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은 교수·연구자, 학생, 교직원만의 것이 아닙니다. 지식과 과학기술이 태동하고, 인류 문명이 만들어지고 발전하는 원천이 되는 곳이 바로 대학입니다. 대학은 대학구성원의 헌신적 노력과 함께 시민들의 세금과 관심으로 만들어지는 집단지성과 문명의 결정체입니다. 시민들의 관심과 협력, 비판과 공감의 힘을 제대로 나누기 위해 우리는 농성의 장을 벌였습니다.

 

우리는 교육당국에게 더 이상 대학을 비롯한 교육기관을 좌지우지 하지 말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문재인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촛불의 정신이 깃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나라가 제대로 서려면 대학다운 대학, 교육다운 교육이 필수입니다. 그걸 지원하는 곳이 교육당국입니다. 대학 구성원들과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참여민주주의를 위한 거버넌스인 고등교육혁신위원회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농성을 접으면서 농성장에 나부낀 깃발과 현수막을 내립니다. 하지만 더 나은 대학과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행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고등교육 혁신을 위한 깃발을 다시 더 높이 들 것입니다. 아직 물리쳐야 할 비리 사학은 많고 친일의 잔재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민주적 총장 선출과 평등한 대학 건설은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 강사법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대학평가사업에 대한 비판적 대응도 멈출 수는 없습니다. 농성을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 우리의 더 많은 노력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길을 개척해 갈 것입니다. 대학다운 대학, 교육다운 교육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고등교육의 공공성·자율성·민주성 기치를 더 높이 들고 대학 구성원·학부모·시민들과 연대의 손을 굳건히 잡으며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나아가 한 달여 고등교육 혁신을 위한 저희의 농성 투쟁을 묵묵히 지켜 보면 인내해주었고 때로는 격려의 박수도 쳐준 청운효자동 주민들과 주민센터에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고등교육 혁신의 깃발을 높이 들고 나라다운 나라, 교육다운 교육, 대학다운 대학을 세우는 운동을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대학의 공공성·자율성·민주성을 보장하라!

-교육부는 박근혜표 대학평가사업을 완전히 중단하고, 고등교육 혁신 방안을 모색하라!

-강사법을 혁신적 대체법안으로 전면 개정하라!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하라!

 

 

2017. 12. 4

 

대학공공성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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